여행 이야기

전라북도 완주 여행 / 화암사

임인학 2021. 10. 10. 14:19

잘 늙은 절 한 채’. 화암사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안도현 시인의 시 화암사, 내 사랑중 한 구절이다. 불명산 자락 깊숙이 숨어있는 화암사는 조선시대 지은 절로 단청도 하지 않은 채 긴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절을 마주하는 순간, 휜 수염과 흰 눈썹이 성성한 고승이 연상됐다.

 

극락전

 

우화루

보물로 지정된 화암사 극락전은 맞배집으로 처마를 지탱하기 위해 하앙이라는 부재를 받쳐 놓은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하앙 구조 건물이다. 극락전과 마주 보고 있는 우화루도 보물로 지정돼 있는데, 앞면의 기둥만 2층으로 하고 뒷면은 축대를 쌓아 세운 공중누각형 건물이다. 그래서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에서 보면 1층이다. 우화루에 걸려있는 목어 또한 절과 함께 재처럼 허옇게 늙었다.

 

우화루는 앞면의 기둥만 2층으로 하고 뒷면은 축대를 쌓아 세운 공중누각형 건물이다. 그래서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에서 보면 1층이다

 

우화루 목어

 

화암사에서 돌아와 내내 아쉬웠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주차장에서 화암사까지 이어지는 그 깊고 짙은 숲길을 걸어가지 못하고 차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비를 맞더라도 걸어 올라갔어야 하는데. 비 좀 맞으면 어때서... 큰 불경을 저지른 것 같다. 게다가 절은 보수 공사 중이어서 약간 어수선했다. 다음에 화암사에 갈 때는 쫓기는 마음 내려놓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찾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