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산곡동 교룡산성은 남원 지역 30여 개 산성중 가장 형태가 잘 보존된 성이다. 해발 518m인 험준한 교룡산 정상과 동쪽으로 형성된 계곡을 지형지세를 이용해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둘레가 약 3.120m에 이르며 산 중턱에 성벽의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터와 형식으로 보아 백제시대 쌓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고려 말 이성계가 이곳에서 왜구를 맞아 싸웠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 금산사에서 온 승병대장 처영이 홍예문을 다시 쌓는 등 대대적으로 보수했고, 그 후에도 여러 차례 보수했다고 한다. 밀덕봉과 봉덕봉 등 산세가 매우 가파라 유사시시 인근 주민이 대피하기 좋은 천혜의 요새지였다.
이 산성은 조선시대 말기 동학혁명이 일어났을 때 김개남 장군이 이끄는 동학군이 주둔하면서 동학군의 훈련과 작전을 수행했던 곳으로 곳곳에 많은 우물과 초소, 훈련장 등의 자취가 남아 있다. 동쪽 계곡 성 안쪽에는 돌을 정교하게 다듬어 반원 형태로 쌓은 유일한 출입문인 홍예문이 남아 있는데 기법과 조형미가 뛰어나다.
홍예문을 지나면 비탈길 옆에 교룡산성을 지켰던 무장 별관들의 기적비(記籍碑)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성안에는 통일신라 시대 사찰인 선국사가 있다. 예전엔 용천사(龍泉寺)라 불렀다고 한다. 선국사는 국란이 일어나면 호남지역 6개 군현에서 거둔 군량미를 교룡산성에 보관하며 대비하는 등 승군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다. 또한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가 사찰 내 은적암에 머물며 동학의 교리를 완성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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