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은 새로운 군정 비전을 ‘노벨 문학 도시 장흥’으로 정했다. 장흥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 자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K-문학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장흥은 인구 4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고을이지만 등단 문인만 100여 명이나 된다. 백광홍의 ‘관서별곡’에서 시작된 문맥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으로 면면히 이어진다. 한승원의 딸 한강은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했다.
<천관문학관>
천관산 기슭에 위치한 천관문학관은 장흥 출신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학관이다. 장흥 출신 작가들의 전시물은 전시실 세 개 벽면을 가득 채운다. 우리나라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진목마을 출신 이청준과 신상마을 한승원 두 동갑내기 작가의 삶과 문학과 관련한 사진과 글은 상설전시관 중앙에 나란히 마련돼 있다. 백광홍에서 위세직, 위백규로 이어지는 장흥 가사문학의 역사도 흥미롭다.




<한승원 작품의 산실, 해산토굴>
작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장흥은 ‘문학의 고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강은 광주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인 작가 한승원이 장흥 출신이고 이청준, 송기숙, 이승우 등 빼어난 문인들을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다.

한승원 작가의 집필실 앞에는 ‘달 긷는 집’이 있다. 작가는 ‘달 긷는 집’이란 시집을 낸 적이 있다. 이곳은 한승원의 작품과 생애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작은 문학관이자, 글쓰기를 배우는 ‘한승원문학학교’로 쓰인다.







달 긷는 집 바로 위에 작가가 머물며 글을 쓰는 해산토굴이 있다. 해산(海山)은 한승원의 호이고, 토굴은 스님들이 수도하는 곳을 낮춰 부르는 말인데 창작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해산토굴 마당 한편엔 작은 탑 한 기와 반듯한 상석이 놓여 있는데 한승원·임감오 부부의 묘를 쓸 자리라고 한다. 한승원 선생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언론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시달려서인지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한다. 선생께서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해산토굴에서 더 많은 작품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해산토굴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바다, 여다지해변에는 한승원문학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소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해변을 따라 약 600m에 걸쳐 한승원 시비 30개가 세워져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시를 한편씩 읽으며 천천히 걷기 좋은 길이다.




<이청준생가와 이청준문학자리·묘소>
한승원 이웃 마을인 회진면 진목마을엔 또 다른 현대문학의 거목인 이청준의 생가가 있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로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이 마을 역시 들목에서부터 이청준 작가를 소개하고 생가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작가의 생가는 소박하지만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 방에 들어가면 작가의 소설과 영화, 어릴 적 사진이 전시돼 있다.





이청준 생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이청준문학자리와 묘소가 있다. 이청준은 2008년, 68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청준문학자리에는 2010년 작가의 문학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뜻을 모아 그의 문학을 상기리는 조형물을 세웠다. 그의 묘소와 문학자리는 장흥의 너른 들녘이 시원스레 보이는 자리에 잡고 있다. 팔려버린 집에서 어머니와 마지막 하룻밤을 보낸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 자전적 소설 '눈길'이 생각났다. 도시로 공부하러 가는 아들을 차부까지 배웅하고 눈 덮인 길 위에 모자가 남긴 발자국을 되밟으며 홀로 되돌아오던 어머니의 모습이 영화처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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