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전라북도 완주 여행 / 위봉산성, 위봉사, 위봉폭포

숲어진새 2021. 10. 9. 17:51

<위봉산성>

 

이른 아침 소양면으로 넘어가 위봉산성부터 찾았다. 산성 옆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성 위에 올라 산책하던 동네 아주머니가 감 한 개를 권했다. 작지만 기막히게 달다. 성곽에 앉아 땅에 떨어진 감 몇 개를 더 주워 먹었다. 날씨는 여름처럼 무더워도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여기저기 감이 지천이다.

 

위봉산성은 조선 숙종 때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과 조경묘에 있던 태조의 초상화와 그의 조상을 상징하는 나무패를 피난시키기 위해서 쌓았다고 한다. 산성이 백성을 지키는 게 주목적이어야지 어찌 태조의 영정을 지키기 위해 쌓았다는 말인지. 실제 동학농민혁명으로 전주가 함락되었을 때 초상화와 나무패를 이곳으로 가져왔다. 성안에는 초상화와 위패를 모실 행궁을 두었으나 오래전에 헐려 없어졌다. 성의 동, , 북쪽에 각각 문을 냈는데, 지금은 서쪽에 반월형 석문 하나만 남아있다.

 

성 앞에 BTS2019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하여 ‘BTS힐링성지란 안내판을 세워놨다. 조선시대 태조의 초상화를 피신시켰던 성에 이제 BTS의 사진을 모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인증샷 명소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습다.

 

<위봉사>

위봉사(圍鳳寺)는 세 마리 봉황새가 절터를 맴돌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보물로 지정된 보광명전 앞 계단에는 세 마리의 원숭이 상이 있는데 각각 입과 귀, 눈을 가리고 있다. 이는 묵언수행 중에 지켜야 할 원칙인 말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말라란 뜻을 담고 있다. 절 마당에 서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보기 좋아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위봉폭포>

위봉폭포는 높이 60m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쏟아지는 2단 폭포로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나무계단을 따라 폭포 바로 앞까지 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