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용봉산은 높이 381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여덟 개의 봉우리에 기암괴석, 바위 속에서 자라는 소나무, 용봉사, 마애불 같은 불교유적 등 아기자기하고 볼거리가 많아 서해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용봉산은 트레킹이나 산행을 즐기기 좋은 산으로 걷기 좋게 나무데크로 길을 낸 둘레길을 걸을 수도 있고, 정상까지 오르는 세 개의 등산코스도 갖추고 있다.
오늘은 시간이 넉넉지 않아 홍예공원에서 출발해 신경리 마애여래입상까지 가기로 했다. 용봉사 들머리 왼쪽 바위에는 마애불이 있다. 신라 소성왕에 제작된 것으로 바위 면에 돋을새김한 불상으로 키가 2m쯤 된다. 타원형 얼굴에 눈과 입은 얼굴에 비해서 가늘지만, 미소가 얼굴 전면에 퍼져 있다. 손모양은 오른손을 내리고 왼쪽 손을 들어,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고 평안을 주는 시무외인(施無畏印. 부처가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하여 베푸는 인상)이다. 얼굴보다 신체는 밋밋하게 조각돼 있는 편이다.
용봉사에 들어서면 절보다도 뒤로 보이는 웅장한 병풍바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용봉사는 원래 지금의 자리에서 200m 정도 더 올라 마애여래입상 서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세도가였던 풍향 조씨가 절터가 명당이라며 밀어버리고 묘를 조성해 버린 것이다. 지금의 용봉사는 1906년에 새로운 자리에 다시 지었다. 마애여래입상 아래 너른 공터가 바로 원래 절이 있던 자리다.
사람들은 주로 용봉사에서 용봉산의 명물인 병풍바위 방향으로 오르지만, 병풍바위에선 병풍바위가 잘 보이지 않음으로 병풍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신경리 마애여래입상은 보물 제355호로 키가 4m가 넘는 자연석의 한 면을 오목하게 파 들어간 다음, 여래입상을 부조로 새겼다. 마애여래입상 또한 용봉사 입구의 마애불처럼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입체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마애여래입상은 머리가 몸에 비해 큰 편이며, 넓은 어깨에 비해 상체가 약간 짧아 보이나, 전체적으로 장대한 모습이다. 마애여래입상을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보면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앞으로 기울어져 있어 독특하게 보인다.
마애여래입상 뒤편 바위에 올라서면 멀리 건너편으로 병풍바위와 함께 내포신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보일 만큼 전망이 좋다. 다음에 용봉산을 찾으면 종주산행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아쉽지만,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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