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산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제암산자연휴양림은 그동안 몇 번 가봤지만 밤늦게 휴얌림 숙소에 들어가 잠만 자고 주로 이른 아침에 나와 제대로 둘러볼 기회가 없었다. 이번엔 일찌감치 오후 3시쯤 들어가 짐만 풀고 바로 ‘더늠길’로 향했다. 더늠길이란 판소리 명창의 으뜸 재주를 일컫는 말로 그만큼 우수한 산림자원를 갖춘 길이란 의미이다.
더늠길은 총거리 5.8km로 계단이 없고 경사가 급하지 않아 보행 약자가 걷기에도 어렵지 않다. 12월 초순인데 더늠길 들목엔 아직도 강렬한 빛깔을 잃지 않고 있는 단풍나무도 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곧게 뻗은 편백숲도 기다리고 있다.
데크길로 되어 있어 걷기 편하고 군데군데 쉼터도 마련해 놨다. 더늠길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해피500’에 이르면 명상숲길, 산림욕대, 하트평상 등을 만날 수 있다. 해피500 갈림길에서 2.2km 더 가면 제암산 정상이다. 더늠길을 한 바퀴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겨울엔 해가 짧으니 일몰 시간 전에 돌아올 수 있도록 시간을 가늠하고 가는 게 좋다.
제암산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은 편백나무로 지어 실내에서도 진한 피톤치드 향을 맡을 수 있어 마치 편백숲에 있는 듯하다. 일반적인 자연휴양림에 비해 이용요금이 약간 비싼 편이긴 하나 시설이나 취사도구 등 편의시설이 고급 펜션 못지않다.
다음날 아침엔 수변순환산책로를 걸었다. 담안저수지를 끼고 데크길(일부 황토길)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약 3, 40분 걸린다. 수변책로를 걷다 보면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에코어드벤처, 집라인, 곰썰매 시설도 만나게 된다. 637m 길의의 집라인은 저수지를 왕복으로 오갈 수 있고, 에코어드벤처는 3개의 체험코스(펭귄, 팬더, 버팔로)가 있다. 곰썰매는 길이 243m, 지상 10m 높이에서 저수지를 내려다보며 타는 미끄럼틀이다. 겨울에는 곰썰매만 이용할 수 있다.
제암산자연휴양림은 숲속에서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산책은 물론이거니와 즐기고 볼거리가 너무나 많다. 제암산자연휴양림의 재발견이라고나 할까? 다음엔 1박 2일이 아니라 2박 3일로 일정을 잡고 여유있게 즐기고 싶다.
예약 : 숲나들e https://www.foresttrip.go.kr/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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