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은 겨울에도 푸르르다. 푸른 차밭이 너르게 펼쳐져 있으니 겨울임에도 겨울 같지 않다. 보성은 국내 최대의 녹차 생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지리적으로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바다와 가깝고, 기온이 온화하면서 습도와 온도가 차 재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산비탈마다 어김없이 조성된 녹차밭을 보면 마치 신화에나 나옴 직한 거인이 산꼭대기에 올라 커다란 녹색 융단을 주르륵 펼쳐 놓은 듯하다. 차 수확기가 되면 머리에 수건을 두른 아주머니들이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고 차밭에 빼곡히 들어가 분주하게 찻잎을 따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보성읍을 지나 율포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 보면 보성읍 봉산리에 자리한 대한제1다원이 나온다. 1957년 설립된 차(茶) 관광농원으로 들머리의 아름다운 삼나무길을 지나면 무려 30여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차밭이 나온다. 규모도 규모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과 푸른 차밭에서 뿜어져 나오는 싱그러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차밭 사이에 낸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몸과 마음이 마치 녹색 샤워를 한 듯 개운해진다.
대한다원은 영화나 드라마, CF 촬영장소로 널리 알려졌고, 2012년 미국 CNN에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 50선’, 2013년에는 전 세계의 뛰어난 경치 31곳을 선정한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회천면 일림산 자락 동쪽 아래에는 대한제2다원(회령다원이라고도 부른다)이 있다. 이 다원은 평지다원으로 1다원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한적한 편이다. 1다원이 산비탈에 능선처럼 차밭이 펼쳐져 있는데 비해, 2다원은 너른 평지에 조성해 마치 광활한 녹차의 바다 같다. 1다원이 관광객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다원이라면, 2다원은 녹차 재배와 생산에 집중한 다원이다. 1다원과 달리 관광객이 많이 찾질 않아 조용하고 호젓하게 산책하기 좋다. 차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도 좋지만 푸르고 너른 차밭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피로가 가시고 기분이 좋아진다.
보성군에서는 매년 5월 ‘보성다향대축제’라는 이름의 축제를 열고 있다. 차의 풍작을 기원하는 다신제와 찻잎 따기, 차 만들기, 차 아가씨 선발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보성에는 녹차를 재료로 한 음식이 많다. 녹차 떡갈비, 녹차 삼겹살, 녹차 냉면, 녹차 아이스크림 등. 녹차향이 진하게 배어 나오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보성 여행의 재미 중 하나.
대한제1다원 :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 763-67
대한제2다원 : 보성군 회천면 일림산길 3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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