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이 강진에서 18년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강진을 떠날 때 그동안 가르쳤던 제자들과 다신계(茶信契)를 결성했다. 스승에게 1년간 공부한 글과 만든 차를 보내기로 한 약속이다. 가장 어린 제자였던 이시헌은 이 약속을 대를 이어가며 100년 이상 지켰다. 이시헌의 대를 이은 사람은 이한영(1868~1956)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차를 만들어 다산의 집안에 보냈다.
이한영은 일제강점기를 맞아 우리 차가 일본 차로 둔갑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백운옥판차’라는 우리 고유의 상표를 붙인 상품을 출시했다. 백운동 옥판산에서 딴 차로 만든 차라는 의미다. 차 역사의 맥을 잇고 국산차의 전통을 지킨 다인(茶人)이다.
월출산이 훤히 보이는 성전면에 이한영의 생가가 있고, 그 자리에서 후손인 이현정 이한영차문화원장 원장이 대를 이어 차를 만들고 차문화를 보급하고 있다.
이한영차문화원 ‘백운차실’에 가면 차를 즐길 수 있는 건 물론 차소풍(일명 티크닉 Tea+Picnic)을 즐길 수도 있다.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차와 다기, 다식, 다건, 보온병, 돗자리가 담긴 차소풍바구니를 빌려 근처로 소풍 가는 것이다. 근처에 무위사, 월남사, 백운동원림, 강진다원이 있으니 소풍 가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 말고도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에는 ‘이가월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야기가 가득한 월남마을 기행’의 줄임말이다. 이한영차문화원에서 시작해 월남사, 월남소류지, 강진다원, 백운동원림 등을 이현정 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월출산 아래를 1시간 30분쯤 산책한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백운로 107
*문의 : 061-434-4995.
티크닉은 예약제이고, 이가월기 참여는 매주 일요일 오전 9시까지 이한영차문화원에 오면 된다(무료). 사전에 전화로 문의하고 오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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