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월출산으로 차소풍, ‘이한영차문화원’

숲어진새 2023. 6. 19. 16:59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서 18년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강진을 떠날 때 그동안 가르쳤던 제자들과 다신계(茶信契)를 결성했다. 스승에게 1년간 공부한 글과 만든 차를 보내기로 한 약속이다. 가장 어린 제자였던 이시헌은 이 약속을 대를 이어가며 100년 이상 지켰다. 이시헌의 대를 이은 사람은 이한영(1868~1956)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차를 만들어 다산의 집안에 보냈다.

 

이한영의 생가가 있는 자리에 이한영차문화원이 있다.

 

강진다원

 

이한영은 일제강점기를 맞아 우리 차가 일본 차로 둔갑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백운옥판차라는 우리 고유의 상표를 붙인 상품을 출시했다. 백운동 옥판산에서 딴 차로 만든 차라는 의미다. 차 역사의 맥을 잇고 국산차의 전통을 지킨 다인(茶人)이다.

 

 

이현정 원장과 차 동호인들.

 

월출산이 훤히 보이는 성전면에 이한영의 생가가 있고, 그 자리에서 후손인 이현정 이한영차문화원장 원장이 대를 이어 차를 만들고 차문화를 보급하고 있다.

 

이현정 원장이 월남사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월남소류지.
'이가월기' 참가자들이 차밭 주변을 지나고 있다.

 

이한영차문화원 백운차실에 가면 차를 즐길 수 있는 건 물론 차소풍(일명 티크닉 Tea+Picnic)을 즐길 수도 있다.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차와 다기, 다식, 다건, 보온병, 돗자리가 담긴 차소풍바구니를 빌려 근처로 소풍 가는 것이다. 근처에 무위사, 월남사, 백운동원림, 강진다원이 있으니 소풍 가기에 최적의 장소다.

 

차소풍바구니에 차와 다기, 다식, 다건, 보온병, 돗자리가 들어있다.
차와 함께 다식도 즐긴다.
월남사지삼층석탑이 보이는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차를 마셨다.

 

이 말고도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에는 이가월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야기가 가득한 월남마을 기행의 줄임말이다. 이한영차문화원에서 시작해 월남사, 월남소류지, 강진다원, 백운동원림 등을 이현정 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월출산 아래를 1시간 30분쯤 산책한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백운로 107

*문의 : 061-434-4995.

*https://www.1st-tea.kr/

티크닉은 예약제이고, 이가월기 참여는 매주 일요일 오전 9시까지 이한영차문화원에 오면 된다(무료). 사전에 전화로 문의하고 오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