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구 서도역 영상촬영장 가까이 있는 노봉마을엔 혼불문학관이 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자 작가의 고향이기도 한 동네다. 혼불은 1980년 4월부터 1996년 12월까지 동아일보와 신동아에 연재하며 무려 17년 동안 혼신을 바쳐 쓴 대하소설이다. 연재가 끝난 뒤 10권의 장편소설로 묶여 나왔다.
평론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방대한 고증과 치밀하고 섬세한 언어 구성, 생기 넘치는 인물 묘사로 우리 민족혼의 원형을 빚어냈다'고 극찬했다.
소설은 남원의 유서 깊은 종갓집 양반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무너져 가는 모습을 그렸다. 아울러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의 봉건문화 속에서 대를 이어가는 종가의 모습과 신분해방을 꿈꾸는 하층민들 간의 갈등과 애환도 담았다.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노적봉 마애불상, 달맞이동산, 서도역, 근심바위, 늦바위고개, 무당집, 홍송 숲 등 마을 주변이 소설 속에 그대로 살아있는데 실제로 최명희 작가의 선조들의 500년 동안 살아온 곳이다.
문학관 너른 잔디 마당에 한옥으로 지은 전시관에는 작가 생전의 집필실을 재현해 놓았으며 사용하던 만년필, 커피잔, 원고지, 편지 등을 전시해 작가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게 했고, 소설 속에 묘사된 당대의 생활·풍속사를 조형물로 구현해 놓았다.
작가는 암에 걸려 수술과 입원을 거듭하면서도 펜을 놓지 않고 원고지 1만 2,000매 분량에 이르는 작품을 완성했고, 작품을 완간한 뒤 쓰러져 입원했다. 그리고 2년 뒤인 1998년 5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혼불을 완성하기 위해 혼을 다 불사른 듯하다.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 정신의 기둥 하나 세울 수 있다면.”
- 최명희
*남원시에서는 10월에 흥미 있는 행사가 거의 같은 시기에 두 개나 열릴 예정이다.
10.6~10.9 : ‘2023 남원 세계드론 제전(’https://nwexpo.kr)
10.7~10.9 : ‘제31회 흥부제(http://www.heungb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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