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국립공원 설악동과 속초 시내를 연결하는 중간 지점에 있는 척산온천휴양촌을 향해 차를 몰고 가다 문득 든 궁금증 하나. 온천이면 온천이지 휴양촌을 붙인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온천이 숙박시설을 겸하고 있으니 온천하고 난 뒤 숙박하며 휴양하라는 얘기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척산온천휴양촌에 들어서자, 눈길을 확 잡아끄는 것은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숲. 일본풍 같기도 하고 예스럽기도 한 온천 본관 건물은 주변 자연 풍광에 가려 오히려 소박해 보였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척산온천이라는 이름 옆에 왜 휴양촌을 붙였는지 단박에 이해가 됐다.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친자연적인 데다 조경에도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부지가 4만 평이나 돼 모든 공간이 넉넉하다.
1965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던 척산온천은 강원도 제1호 천연온천수이자, 하루 용출량이 1만 톤이나 돼 국내 온천 중 최대의 수량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재가열이 없는 천연온천수로 53℃ 고온의 온천수가 생산된다. 전국 400여 개의 온천 중 약 85%는 30℃ 이하의 온천수를 데워 사용한다.
온천수의 성분은 불소와 라돈이 다량 함유된 pH 9.6인 강알칼리성 온천으로 피부병·신경통·위장병·눈병·충치·외상·류머티즘 등 다양한 치료 효과가 있다. 날개 다친 학이 이곳에서 나오는 물에 몸을 적셔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예전에는 이 지역을 ‘학사평’이라고도 불렀다.
본관은 숙박시설과 남녀 9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온천탕이 들어서 있고, 별관은 찜질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이외에도 야외풀장, 노천탕, 발명특허를 가지고 있는 전통장작 불한증막, 설악산 울산바위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휴게소 휴향정이 있다.
내가 척산온천휴양촌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낀 곳은 3,000여 그루의 울창한 소나무숲 사이로 약 1km에 이르는 산책길인 ‘솔바람길’. 멋들어진 금강소나무 사잇길을 걸으면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 솔향으로 심신이 가볍고 상쾌해진다.
솔바람길 옆에는 석림원(石林園)이 있는데 식탁바우, 울산바우, 부부바우, 총탄맞은바우, 모자(母子)바우, 대왕의자 등 커다란 자연석으로 구성한 여러 가지 테마의 돌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다. 특히 영산홍이 피는 봄철은 꽃과 바위가 어우러져 포토존으로도 큰 인기를 끈다. 석림원에는 황톳길, 모래길, 자갈길 등 맨발로 걷기 좋은 길들이 있어 맨발로 걷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척산온천휴양촌은 온천과 자연을 함께 즐기며 휴양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훌륭한 휴양촌이다.
주소 : 속초시 관광로 327(노학동)
전화 : 033-63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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