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도자기의 고장이다. 예부터 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는 사통팔달한 교통의 요충지이자, 백두대간이 지나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양질의 흙, 풍부한 물, 땔감 등의 자원이 풍부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문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중요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과 노동부에서 지정한 기능인 최고의 영예인 도예부분 ‘명장’이 3명이나 있다. 문경에는 조선 초 분청사기와 백자 도요지가 많이 분포되어 있으며, 도자기의 색채와 형태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도자기의 생산은 관요(官窯)와 민요(民窯)에서 이루어졌다. 관요는 주로 왕실과 관청에서 필요로 하는 도자기를, 민요는 서민들의 생활용기를 만들었다. 문경 지역의 도자기는 주로 민요에서 생산해 일상생활에 쓰임이 많은 도자기를 생산했다. 따라서 자연스레 화려함과 기교보다는 실용적인 면을 고려해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배어 있는 것이다. 생산품으로는 사발, 대접, 접시, 종지, 병, 제기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경읍 당포리 운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문경요’를 찾았다. 2021년 돌아가신 도천(陶泉) 천한봉 선생께서 1972년 설립한 요장이다. 천 선생은 1995년 대한민국 명장, 2006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기장이다. 지금은 선생의 딸이자 2대 전수자인 천경희 씨가 요장과 도천도자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도천도자미술관은 문경 도자기의 역사와 더불어 찻사발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과 도천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경요는 문경 지역의 흙과 자연으로부터 얻은 천연 유약을 써 전통 망댕이 장작가마에서 적송으로 소성하는데 그 일련의 과정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재연실과 자료실을 마련해 도공으로서 도천의 삶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문경 도자기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전통 도자기체험장에서 도자기 체험을 해봤다. 먼저 강사의 설명을 들은 뒤 도자기를 만들 재료를 받아 밀대로 밀고 성형틀을 골라 얹어 다듬고 잘라내는 과정인데 완성된 작품은 나중에 유약을 발라 전통 망댕이가마로 구워 집으로 보내준다. 아이들도 체험하기에 어렵지 않은 수준. 개인 15,000원, 단체(20명 이상) 13,500원.
문경도자기박물관은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제1전시실은 11~19세기 청자, 분청, 백자 등의 유물을 전시했고, 제2전시실은 분원이 민영화된 근대시기 생산 ·유통됐던 도자기와 문헌, 매년 개최하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작가의 작품과 전통 찻사발 공모전 수상작품을 전시했다. 제3전시실은 김정옥, 천한봉, 이학천 등 문경 도예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문경 도자기박물관 옆에는 문경도자기판매장이 있어 문경 지역에서 빚은 각종 도자기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어 들러볼 만하다. 문경에선 도자기만 둘러봐도 하루가 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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