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진도항(구 팽목항)에서 출발해 제주까지 최단 시간에 연결하는 새로운 뱃길이 열렸다. 지난 5월 진도항과 제주항을 왕래하는 고속카페리 ‘산타모니카호’가 운항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호주 인캣사(INCAT)에서 건조한 산타모니카호는 길이 75.7m, 너비 20.6m, 높이 21m, 3천500톤급 규모 선박으로 최신 편의시설을 갖췄다. 여객 606명과 86대의 승용차량을 동시에 실을 수 있고, 최고 속도 42노트(78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진도항에서 추자도까지는 45분, 직항은 제주항까지 90분 정도 걸리고, 추자도를 경유하면 총 120분 걸린다.
배 타기 전 늘 걱정거리였던 멀미 한번 없이 안락하고 편안한 산타모니카호 첫배를 타고 추자도에 내리니 아침 8시 50분. 배에서 내리는데 웬 강아지 한 마리가 눈에 불을 켜고 배 주변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다. 가만 보니 주인이 육지로 나갔는데 혹시 이 배를 타고 들어오는가 싶어 뱃소리를 듣고 항구로 마중 나온 것 같다. 혹시라도 주인을 놓칠까 봐 배 위를 올려다보며 짧은 다리로 배 주변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안타깝게도 주인은 이 배를 타지 않은 듯하다. 저 강아지는 아마도 주인이 올 때까지 뱃소리만 나면 저렇게 항구로 달려 나올 것이다.
추자면사무소 옆 여행자 탐방센터에 가서 추자도 지도를 얻고 추자도 올레 스탬프 시작점 도장을 찍었다.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가 있는데 다리로 연결돼 있어 걸어 건널 수 있다. 상추자 올레는 11.4km, 4~5시간 걸리는데 추자도 풍광의 하이라이트인 나바론 하늘길과 용둠벙 전망대가 빠져 있어 두 곳을 추가해 걷기로 했다.
알록달록 예쁘게 채색한 추자초등학교 옆길로 들어서자 최영 장군 사당이 나온다. 공민왕 21년에 목호(고려시대 제주도에서 말을 기르던 몽골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제주 목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영은 군대를 이끌고 제주도로 가던 중 거센 풍랑을 만나 추자도로 대피했다. 이때 최영은 추자도 주민에게 그물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줬다. 이후 추자도 주민은 최영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사당을 지었다.
사당을 나와 숲길을 걸어 봉글레산 정상에 이르렀다. 상추자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추자도 최고의 풍광의 꼽는 나바론 하늘길을 가기 전에 먼저 용둠벙 전망대부터 찾았다. 용둠벙이란 용이 노는 웅덩이와 같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둠벙은 ‘물웅덩이’의 사투리로 물이 고인 곳을 뜻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사자섬, 관탈섬, 한라산 등을 조망할 수 있으며 특히 길게 펼쳐진 나바론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바론 절벽은 나바론 하늘길이라고도 부르는데 추자도에 낚시하러 온 외지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의 요새’를 닮았다 하여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나바론 하늘길 전망대에서 드넓게 펼쳐진 전망을 감상한 뒤 이번엔 추자도 등대로 향한다. 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훌륭하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잇는 추자도 연도교를 건너니 참조기 조형물이 반긴다. 추자도는 국내 최대의 조기 산지다. 영광굴비 또한 대부분 추자도 조기를 가져가 말린다. 다시 올레 코스로 접어들었다. 추자정수장을 지나 돈대산을 오른다. 돈대산 정상에 올레 18-1 중간 스탬프가 있다. 돈대산 정상엔 멋진 팔각정이 두 채나 있어 전망을 즐기며 쉬기 좋다.
올레 18-1코스에 포함되지 않은 경사 급한 용둠벙 전망대와 나바론 하늘길을 추가해 걸었더니 거리도 너무 늘어난 데다 지친다. 점심시간이 꽤 지났지만 밥 먹을 식당도 없다. 고민 끝에 산을 에두른 올레길 대신 지름길을 택해 신양항으로 내려왔다.
신양항에서 점심으로 조기백반으로 배를 채우고 길을 걷는데 보기에도 정겨운 구멍가게가 보인다. 신양상회. 주인이 네 번 바뀌며 이 자리에서 무려 100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대왕산 황금길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걷기 일정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다시 상추자도로 돌아왔다.
상추자도에서 동료들을 만나 추자도에 와서 삼치회를 아니 먹고 갈 수 없다고 하여 오동여식당에 들어가 삼치회를 먹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 맛에 감탄하며 다시 진도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배를 탔다. 추자도 지도 제목이 ‘추자에서 섬타자’다. 추자도에서 섬 실컷 탔다.
#진도상권활성화재단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진도시장상권활성화를 위한 팸투어 #산타모니카호 #진도항 #추자도
산타모니카호 운항시간과 요금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
http://seaferry.co.kr/k/santa_m_far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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