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홍도를 아직 못 가보셨다면 자식은 큰 불효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란 말이 있단다. 그만큼 홍도는 한국인들이 좋아하고 많이 찾는 여행지이다.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홍도는 1965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되었다. 해넘이 때 가면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고 하여 홍도(紅島), 또는 붉은 옷을 입고 있는 듯하다고 홍의도(紅衣島)라고 부르기도 했다.
홍도는 1구와 2구로 나뉘는데, 1구는 선착장 주변 마을이고 2구는 깃대봉 너머에 있다. 1구는 들고나는 사람으로 번잡한 편이고, 2구는 한적하고 조용한 어촌 마을이다. 관광객들은 배에서 내리면 열 명 중 아홉 명은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 옆으로 나 있는 전망대로 향한다. 두 개의 전망대가 나오고 정상까지 오르면 깃대봉이다. 깃대봉을 넘어 올라온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 2구 마을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절경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1구 마을과 선착장, 푸른 바다와 그 위로 솟아오른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좀 더 올라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 두 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오른편 몽돌해변이 더 잘 보인다. 여기서 3, 40분 더 올라가면 고치산 깃대봉이 나온다.
몽돌해변은 말 그대로 오랜 세월 파도에 쓸리고 닳아 자그맣고 동그랗게 된 돌들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주민들은 ‘빠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몽돌이 잘그락잘그락 파도에 쓸리며 내는 소리가 듣기 좋다. 해변에 횟집이 있어 몽돌 소리를 들으며 회를 먹으면 맛도 있고 운치도 그만이다. 홍도에서는 자연산 회만 취급한다. 20여 년 전이던가. 몽돌해변 유성횟집 사장님이 친절하게 대해줘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도 찾으니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에 변함없이 친절했다. 홍도 일정이 빠듯해 여유 있게 즐기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다음에 홍도에 온다면 기필코 2박은 하고 가리라 다짐하며 흑산도 가는 배를 탔다.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홍도행 배가 07:50, 12:30 하루 2번 있다. 시간은 2시간 30분 걸린다. 홍도에서 배로 30분 거리인 흑산도까지 연계해 여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1구, 2구에 모두 숙박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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