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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여고 선생님인 딸이 올해 담임을 맡은 반에 학폭 전력이 있는 학생이 세 명이나 배정됐다고 걱정이다. 여학교 학폭은 남학교와 달리 신체 폭력 대신 주로 언어 폭력이라고 한다. 학폭이라 하면 주로 학생이 학생에게 행사하는 폭력을 연상하지만, 나는 교사가 학생에게 폭력을 무시로 가하는 시대에 학교를 다녔던 터라 교사 폭력이 먼저 떠오른다. 딸에게 혹시 아직도 선생이 학생을 때리는 일이 있냐고 물으니 요샌 그랬다간 바로 교사직 아웃이란다. 7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나는 학생 폭력은 당해본 일이 없지만 교사 폭력은 꽤 많이 당했다. 우리 때도 학교에 폭력 써클이 있었고, 지네끼리 서열 싸움이나 세력 싸움을 하는 일은 있어도, 이유 없이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걸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선생님 중 일부는 교사라는..

나의 이야기 2025.03.05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는다는 것

나라도 어수선한데 내 몸도 어수선하다. 비교적 건강했는데 작년 말부터 갑자기 몸 여기저기에서 경보가 울린다. 젊을 때 술 많이 먹으면 나이 들어 고생한다는 말이 남 얘기가 아니었다. 사람에겐 일생에 마실 술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아마 총량이 거의 다 차가나 보다. 아껴가며 평생 마시고 싶었는데 젊을 때 너무 많이 마셨다. 작년 11월에 혼자 등산 갔다가 무릎 부상을 당했다.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낙엽 더미에 미끄러지며 가랑이가 일자로 벌어졌는데 가랑이가 찢어지는 대신 무릎 인대가 늘어났다. 병원에서 치료 받고 좋아졌는데, 당분간 쉬라는 의사 말 안 듣고 돌아다니다 다시 무릎 연골에 염증이 생겼다. 두 달 넘게 집에서 은둔하고 있다. 사람도 안 만나고 무릎 때문에 여행이나 운동도..

나의 이야기 2025.02.13

몸과 마음을 덥히는 휴양촌, 속초 척산온천휴양촌

겨울철, 날씨도 춥고 몸도 마음도 추울 때 생각나는 여행지는 온천이다. 그럴 땐 주로 울진 쪽의 온천을 가곤 했는데, 요즘은 속초의 척산온천휴양촌부터 떠오른다. 설악산국립공원 설악동과 속초 시내를 연결하는 중간 지점에 있어 설악산을 오고 갈 때 자주 봐왔던 곳이지만, 늘 스쳐 지나가기만 했다. 척산온천휴양촌의 진가는 최근 직접 방문해 이용해 본 뒤에야 알았다. 국내에 온천이 무수히 많지만, 사실 온천수의 질은 차이가 크게 난다. 그런 면에서 척산온천의 수질은 손꼽을 만하다.   지금의 온천 자리는 날개 다친 학이 이곳에서 나오는 물에 몸을 적셔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이 있어 예전에는 이 지역을 ‘학사평’이라 불렀다.  1965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던 척산온천은 강원도 제1호 천연온천수이자, 하루 ..

여행 이야기 2024.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