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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푸르른 녹차의 바다, 보성 다원

보성은 겨울에도 푸르르다. 푸른 차밭이 너르게 펼쳐져 있으니 겨울임에도 겨울 같지 않다. 보성은 국내 최대의 녹차 생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지리적으로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바다와 가깝고, 기온이 온화하면서 습도와 온도가 차 재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산비탈마다 어김없이 조성된 녹차밭을 보면 마치 신화에나 나옴 직한 거인이 산꼭대기에 올라 커다란 녹색 융단을 주르륵 펼쳐 놓은 듯하다. 차 수확기가 되면 머리에 수건을 두른 아주머니들이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고 차밭에 빼곡히 들어가 분주하게 찻잎을 따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보성읍을 지나 율포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 보면 보성읍 봉산리에 자리한 대한제1다원이 나온다. 1957년 설립된 차(茶) 관광농원으로 들머리의 아름다운 ..

여행 이야기 2024.12.05

보성 한국차박물관

한국차박물관은 국내 최대의 차밭인 봉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차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수장고, 1층 차문화실, 2층 차역사실, 3층 차생활실 5층 북라운지로 구성되어 있다.   차문화실에서는 드넓은 녹차밭의 사계를 다룬 ‘미디어아트’에서부터 시작해 차에 대한 이해와 문화, 한국차와 보성차의 역사, 차의 성분과 효능, 나만의 찻잔 만들기, 보성차를 스토리텔링 한 3D 미디어 영상을 볼 수 있다.   차역사실에서는 우리나라 차의 역사와 시대별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다인(茶人)들이 기증한 다양한 차 도구를 감상할 수 있다.     차 생활실에서는 차를 마시고 우려내는 다례교육과 보성 녹차와 홍차를 섞어 만드는 블랜딩 차 만들기 체험장인 ‘세계 차 교육실’, 보성차를 맛보고 느껴볼 수 있는 ‘한..

여행 이야기 2024.12.04

보성 중도방죽

벌교읍 중도방죽은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쌓은 방죽이다. 방죽 이름도 일본인 ‘중도’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중도는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에도 등장한다. 하대치의 아버지 하판석 영감이 등이 휘도록 돌덩이를 져 날라 쌓았다고 묘사되어 있다.   소설 속에는 “저 방죽에 쌓인 돌뎅이 하나하나, 흙 한삽 한삽 다 가난한 조선 사람덜 핏방울이고 한 덩어린디, 정작 배불린 것은 일본눔덜이었응께, 방죽 싼 사람들 속이 워쩌겠소”라고 묘사되어 있다.  장비도 변변치 않은 시절, 뻘을 뭍으로 만드는 노동이 얼마나 고되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죽지 못혀 사는 가난한 개, 돼지 겉은 목심덜이 목구녕에 풀칠허자고 뫼들어 개돼지 맹키로 천대받아 감서 헌 일”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아름다움의 이면..

여행 이야기 202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