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6

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경 도자기

문경은 도자기의 고장이다. 예부터 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는 사통팔달한 교통의 요충지이자, 백두대간이 지나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양질의 흙, 풍부한 물, 땔감 등의 자원이 풍부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문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중요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과 노동부에서 지정한 기능인 최고의 영예인 도예부분 ‘명장’이 3명이나 있다. 문경에는 조선 초 분청사기와 백자 도요지가 많이 분포되어 있으며, 도자기의 색채와 형태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도자기의 생산은 관요(官窯)와 민요(民窯)에서 이루어졌다. 관요는 주로 왕실과 관청에서 필요로 하는 도자기를, 민요는 서민들의 생활용기를 만들었다. 문경 지역의 도자기는 주로 민요에서 생산해 일상생활에 쓰임이 많은 도자기를 생산했다. 따라서 자연스..

여행 이야기 2024.03.31

2024 문경 찻사발축제 - ‘문경 찻사발, 새롭게 아름답게’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도자기의 고장 문경에서 올해로 26번째를 맞는 '2024 문경찻사발축제'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열린다. '문경 찻사발, 새롭게 아름답게'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문경 찻사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생활자기의 대중화를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번 축제 대표 전시 콘텐츠로 루마니아 및 중국 이싱시 도예작가, 문경시 무형문화재 작가들 작품이 전시되는 부스테이너 특별전시관이 문경새재 1관문 앞에 설치된다. 생활자기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가격대 도자기뿐만 아니라 요장별 개성 있는 커피 사발을 도입해 축제 기간 중 커피 이벤트도 함께 연다. 기획전시로는 중국 이싱시 도예작가 외에도 루마니아 다니엘레스(DANEIL LES..

여행 이야기 2024.03.30

신선이 마시는 술, 문경 호산춘(湖山春)

돌리네습지가 있는 산북면에는 내가 예전부터 아주 좋아하던 술인 호산춘(湖山春)을 만드는 양조장이 있다. 호산춘은 장수황씨 종가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가양주로, 조선 명재상 황희 정승도 즐겼다고 전하는 술이다. 원래는 호산춘(壺山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예부터 산색이 아름답고 물이 맑은 문경에서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이 ‘물(湖)과 산(山)과 봄(春)’을 느끼고 연상하게 하는 술이라 하여 ‘호산춘(湖山春)’이라 불렀다. 이 술은 신선이 즐겨마신다고 해서 호선주(好仙酒), 술맛에 취해 자기 할 일도 잊고 돌아갔다 하여 망주(忘酒)라는 별명도 있다. 호산춘은 1990년 6월 12일 민속주로 면허를 취득했고 경상북도로부터 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 받았다. 호산춘은 알콜도수 18%로 맵쌀과 찹쌀, 솔잎 ..

여행 이야기 2024.03.29

2024년 람사르습지 지정, 문경 ‘돌리네습지’

작년 가을 돌리네습지를 탐방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꽃 피는 봄, 3월의 돌리네습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너무 성급했나 보다. 산중 고지대(270~290m)에 최근 다시 기온이 떨어져서인지 기대했던 꽃이나 신록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겨울과 봄의 경계에도 돌리네습지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사발 모양의 문경 돌리네습지는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 정상부에 있다. ‘돌리네’란 땅속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으면서 만들어지는 깔때기 모양의 오목한 지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석회암 지대는 배수가 잘돼 돌리네 지형에서는 습지 형성이 어렵다. 하지만 산북면 돌리네습지는 석회암 풍화토인 테라로사가 토양 표면을 덮으며 불투수층을 형성해 습지를 유지할 수 있다. ..

여행 이야기 2024.03.29

남한강 따라 300리 ‘여강길’, 봄날 1코스를 걸었다-2

이제 부라우나루터로 향한다. 이 나루터는 여주시 단현동과 남한강 건너편의 강천면 가야리 지역을 연결하던 나루이다. 나루 주변의 바위들이 붉은색을 띠어 붉은바우 - 붉바우 - 부라우라는 명칭이 생겼다고 한다. 주로 강천면 주민들이 여주장을 이용하기 위해 나루를 이용했지만, 가끔 소금배가 정박하기도 했다. 고갯마루에는 당시 세도가인 민참판댁 외가가 있었다고 한다. 부라우나루터 앞에 있는 강을 단강이라고 불렀다. 부라우나루터를 지나 우만이나루터로 가는 길은 산길이다. 길 안내 리본을 따라가면 된다. 산에서 내려와 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커다란 나무가 보인다. 키가 18m, 수령이 400년 된 느티나무다. 나무만 남고 나루터는 없어졌지만, 이곳이 우만리나루터이다. 우만리나루에서 떠난 배는 남한강 건너편..

여행 이야기 2024.03.24

남한강 따라 300리 ‘여강길’, 봄날 1코스를 걸었다-1

여주에서는 남한강을 여강이라 불렀다. 여강엔 나루터가 많아 강을 따라 걷는 옛길이 많았다. 여주 여강길은 남한강을 따라 걸으며 여주의 역사, 문화, 생태, 마을을 만나는 길이다. 여강은 예부터 고운 모래로 유명했는데 2000년 초부터 경기도에서 남한강 정비(골재채취) 사업을 추진하자 환경파괴를 염려한 여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사업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시민들은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여강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자는 의미로 여강가를 걷게 되었다. 2004년 8월, 제1회 생명평화 남한강 도보순례가 첫 시작이었다. 이 당시에는 4대강 사업 이전이라 맑은 모래와 여울,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순례자들은 여강 하류부터 남한강변의 숨은 길들을 연결하여 걸으며 여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알렸다. 노력에..

여행 이야기 202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