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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마시는 술, 문경 호산춘(湖山春)

돌리네습지가 있는 산북면에는 내가 예전부터 아주 좋아하던 술인 호산춘(湖山春)을 만드는 양조장이 있다. 호산춘은 장수황씨 종가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가양주로, 조선 명재상 황희 정승도 즐겼다고 전하는 술이다. 원래는 호산춘(壺山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예부터 산색이 아름답고 물이 맑은 문경에서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이 ‘물(湖)과 산(山)과 봄(春)’을 느끼고 연상하게 하는 술이라 하여 ‘호산춘(湖山春)’이라 불렀다. 이 술은 신선이 즐겨마신다고 해서 호선주(好仙酒), 술맛에 취해 자기 할 일도 잊고 돌아갔다 하여 망주(忘酒)라는 별명도 있다. 호산춘은 1990년 6월 12일 민속주로 면허를 취득했고 경상북도로부터 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 받았다. 호산춘은 알콜도수 18%로 맵쌀과 찹쌀, 솔잎 ..

여행 이야기 2024.03.29

2024년 람사르습지 지정, 문경 ‘돌리네습지’

작년 가을 돌리네습지를 탐방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꽃 피는 봄, 3월의 돌리네습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너무 성급했나 보다. 산중 고지대(270~290m)에 최근 다시 기온이 떨어져서인지 기대했던 꽃이나 신록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겨울과 봄의 경계에도 돌리네습지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사발 모양의 문경 돌리네습지는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 정상부에 있다. ‘돌리네’란 땅속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으면서 만들어지는 깔때기 모양의 오목한 지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석회암 지대는 배수가 잘돼 돌리네 지형에서는 습지 형성이 어렵다. 하지만 산북면 돌리네습지는 석회암 풍화토인 테라로사가 토양 표면을 덮으며 불투수층을 형성해 습지를 유지할 수 있다. ..

여행 이야기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