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남원 / 서도역과 혼불문학관

숲어진새 2023. 5. 14. 17:38

<서도역>

 

남원 여행의 시작을 서도역에서부터 했다. 아침 일찍 도착하니 역에 여행객은 없고 관리하는 직원 한 사람만 마당의 풀을 고르고 있었다. 봄이어서인가. 2년 전 가을에 왔을 때 느꼈던 조금 쓸쓸했던 분위기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철로 옆으로 핀 화사한 꽃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서도역 철로 옆으로 꽃무리를 이뤘다.
기차역에서 영상찰영장으로 거듭 났다.

 

전라선 기차역인 서도역은 1932년 지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폐역으로 산성역(하행)과 오수역(상행) 사이에 있다.  20021027일 전라선 개량공사를 하면서 새 역사를 신축해 이전했다. 이에 옛 역사가 헐릴 위기에 처하자 2006년 남원시가 매입해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고 영상촬영장으로 보존 활용하고 있다.  

 

연인이 데이트 장소로 많이 찾이오는 곳이기도 하다.
복고풍에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행객이 찾는 남원의 인기 여행지가 됐다.

 

서도역은 최명희 장편소설<혼불>의 중요한 문학적 공간이기도 하며, 몇 해 전 큰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다. 폐역이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복원해 이제는 영상촬영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복고풍에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행객이 찾는 남원의 인기 여행지가 됐다.

 

대합실을 새롭게 꾸몄다.
숙직실을 재현했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촬영했다.
잔디 마당엔 최명희의 소설 '혼불' 속 내용으로 구현한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혼불문학관>

 

서도역 인근 노봉마을엔 혼불문학관이 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자 작가의 고향인 곳이다. 혼불은 남원의 유서 깊은 종갓집 양반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무너져 가는 모습을 장편소설로 그렸다. 아울러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의 봉건문화 속에서 대를 이어가는 종가의 모습과 신분해방을 꿈꾸는 하층민들 간의 표출되지 않는 갈등과 애환도 담았다.

 

노봉마을에 세운 혼불문학관.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자 작가의 고향인 곳이다.
너른 잔디 마당에 기와집으로 문학관을 세웠다.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노적봉 마이애불상, 달맞이동산, 서도역, 근심바위, 늦바위고개, 무당집, 홍송 숲 등 마을 주변이 소설 속에 그대로 살아있는데 실제로 최명희 작가의 선조들의 500년 동안 살아 온 곳이다.

 

작가가 사용하던 만년필과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원고와 교정지, 연재 하던 당시 동아일보를 전시했다.
작가의 집필실을 재현했다.
소설 속에 묘사된 당대의 생활과 풍속사를 조형물로 구현해 놓았다.

 

너른 마당에 한옥으로 지은 전시관에는 작가 생전의 집필실을 재현해 놓았으며 사용하던 만년필, 커피잔, 원고지, 편지 등을 전시해 작가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게 했고, 소설 속에 묘사된 당대의 생활·풍속사를 조형물로 구현해 놓았다.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고 했던 작가의 뜻을 담은 새암바위.
소설 속에 나오는 청호저수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