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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해안도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바다를 옆에 둔 해안도로는 많지만 장흥 정남진해안도로는 특히나 매력적이다. 교통량이 많지 않고 한적해 뒤차 의식해 빠르게 달릴 일도 없고 중간중간 볼거리도 많으며 마음 끌리는 곳에 차를 세우고 경치 감상하기도 좋다. 정남진해안도로는 안양면 수문해수욕장에서부터 회진까지 이어지는 약 10.7km 거리 해안도로를 말한다. 수문해수욕장은 여름철 인기 많은 해수욕장으로 모래해변이 부드럽고 걷기 좋다. 겨울인데도 맨발로 모래 위를 걷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모래사장을 조금 걷다 차를 몰아 일출 명소인 소등섬에 다다랐다. 소등섬은 남포마을 앞에 있는 작은 무인도다. 먼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의 안전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 귀환을 빌었다 하여 소등섬(小燈島)이라 부른다...

여행 이야기 2023.12.01

장흥 <보림사>

장흥 유치면 가지산 남쪽 봉덕계곡에 자리 잡은 보림사는 신라시대인 759년 원표대덕(元表大德)이 처음 지었다. 원표대덕(元表大德)은 보조국사보다 100년 전쯤 사람으로 원래의 절 이름은 ‘가지산사’였다. 당시엔 초암(草庵)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듯하나, 그 뒤 보조국사 체징이 이곳에서 헌안왕의 뜻에 따라 신라 구산선문 중 최초로 가지산파를 열었다. 880년 체징이 입적할 때 무려 800여 명의 제자들이 여기에 머물렀을 만큼 절 규모가 컸다고 한다. 보조국사 입적 후에 헌강왕이 절 이름을 내려주어 보림사가 되었다. 보림사는 인도, 중국의 보림사와 더불어 3대 보림으로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선종이 가장 먼저 정착한 천년 고찰이다. 절집은 가지산 아래 평평한 터에 둥지를 틀었는데, 주변의 다섯 봉우리가 활짝..

여행 이야기 2023.11.29

장흥 <천관산>

천관산자연휴양림에 숙소를 잡았다. 내일 아침 일찍 천관산에 오를 계획이기 때문이다. 천관산에 오르는 등산 코스는 여러 개 있지만,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동백숲 군락지가 있는 천관산자연휴양림에서 묵고 싶었다. 휴양림에서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왕복 5.6km, 3시간 정도 걸린다. 6시쯤 일어나 산에 오를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간밤에 절제하지 못하고 과음하는 바람에 몹시 힘들었지만 죽기 살기로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산 들머리를 조금 지나니 서서히 새벽 여명이 시작되었다. 멀리 하늘의 관(冠)을 쓴 듯한 바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천관산(天冠山)이다. 신라시대 김유신과 사랑을 나눈 천관녀가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줄이 나온다. 대장봉..

여행 이야기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