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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람사르습지 지정, 문경 ‘돌리네습지’

작년 가을 돌리네습지를 탐방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꽃 피는 봄, 3월의 돌리네습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너무 성급했나 보다. 산중 고지대(270~290m)에 최근 다시 기온이 떨어져서인지 기대했던 꽃이나 신록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겨울과 봄의 경계에도 돌리네습지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사발 모양의 문경 돌리네습지는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 정상부에 있다. ‘돌리네’란 땅속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으면서 만들어지는 깔때기 모양의 오목한 지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석회암 지대는 배수가 잘돼 돌리네 지형에서는 습지 형성이 어렵다. 하지만 산북면 돌리네습지는 석회암 풍화토인 테라로사가 토양 표면을 덮으며 불투수층을 형성해 습지를 유지할 수 있다. ..

여행 이야기 2024.03.29

남한강 따라 300리 ‘여강길’, 봄날 1코스를 걸었다-2

이제 부라우나루터로 향한다. 이 나루터는 여주시 단현동과 남한강 건너편의 강천면 가야리 지역을 연결하던 나루이다. 나루 주변의 바위들이 붉은색을 띠어 붉은바우 - 붉바우 - 부라우라는 명칭이 생겼다고 한다. 주로 강천면 주민들이 여주장을 이용하기 위해 나루를 이용했지만, 가끔 소금배가 정박하기도 했다. 고갯마루에는 당시 세도가인 민참판댁 외가가 있었다고 한다. 부라우나루터 앞에 있는 강을 단강이라고 불렀다. 부라우나루터를 지나 우만이나루터로 가는 길은 산길이다. 길 안내 리본을 따라가면 된다. 산에서 내려와 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커다란 나무가 보인다. 키가 18m, 수령이 400년 된 느티나무다. 나무만 남고 나루터는 없어졌지만, 이곳이 우만리나루터이다. 우만리나루에서 떠난 배는 남한강 건너편..

여행 이야기 2024.03.24

남한강 따라 300리 ‘여강길’, 봄날 1코스를 걸었다-1

여주에서는 남한강을 여강이라 불렀다. 여강엔 나루터가 많아 강을 따라 걷는 옛길이 많았다. 여주 여강길은 남한강을 따라 걸으며 여주의 역사, 문화, 생태, 마을을 만나는 길이다. 여강은 예부터 고운 모래로 유명했는데 2000년 초부터 경기도에서 남한강 정비(골재채취) 사업을 추진하자 환경파괴를 염려한 여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사업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시민들은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여강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자는 의미로 여강가를 걷게 되었다. 2004년 8월, 제1회 생명평화 남한강 도보순례가 첫 시작이었다. 이 당시에는 4대강 사업 이전이라 맑은 모래와 여울,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순례자들은 여강 하류부터 남한강변의 숨은 길들을 연결하여 걸으며 여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알렸다. 노력에..

여행 이야기 202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