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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 도갑사

이른 아침 월출산 자락 아래 도갑사에 도착했다. 도갑사는 신라말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도갑사에 여러 번 왔지만 도갑사 하면 떠오르는 건 ‘기진맥진’이다. 월출산 산행을 하면 늘 천황사에서 시작해 도갑사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거의 10km에 이르는 긴 산행 끝에 지쳐 도갑사에 이르면 택시 부르기에 바빴지 절을 찬찬히 살펴볼 여력이 없었다. 도갑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해탈문(解脫門)을 통과한다. 속세의 번뇌에서 벗어나 근심없는 부처님의 품 안에 들어선다는 의미이다. 문득 해장문(解腸門)도 있어 문을 통과하면 간밤의 숙취에서 벗어나 맑은 심신을 되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 마당에는 스님도 여행객도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적막했다. 대웅전과 그 앞에 고려시대 쌓은 아담한 오층석탑이 나왔..

여행 이야기 2023.11.24

영암 영보정(永保亭)

전라남도 영암 덕진면 영보리라는 시골 마을 들목에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풍채 좋은 정자가 있다. 정자 앞에는 400년이 넘은 위풍당당한 느티나무 다섯 그루가 마치 호위무사처럼 정자를 지키고 있다. 조선시대 지은 보물 제2054호 영보정(永保亭)이다. 조선 초기 문신이었던 연촌 최덕지(1384∼1455) 선생이 남원부사를 사퇴한 뒤 사위 신후경과 함께 이곳에 내려와 정자를 지었다. 조정에서 그의 학식과 인품을 높이 평가해 높은 벼슬을 권했으나 마다하고 고향에 내려와 학문에 몰두했다. 72세로 생을 마감하자 영암 주민들이 사당을 세워 제사하고 존양사(存養祠)라 이름 지었다. 영보정은 민간이 운영한 누정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데 앞면 5칸·옆면 3칸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

여행 이야기 2023.11.23

강원도 고성, 내가 짠 1박 2일 여행 코스

건봉사 – 대진항 해상공원 – 화진포 역사안보전시관 - 백섬 해상전망대와 거진항 수산물 판매장 – 송지호 관망타워 – 능파대 지질공원 – 천학정 – 아야진해변 - 청간정 건봉사 우리나라 최북단 사찰이자 ‘고성 제1경’인 건봉사. 과거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 낙산사 등 9개 말사를 거느렸던 전국 4대 사찰 중 한 곳으로 신라 법흥왕(서기 520년) 때 지은 역사 깊은 사찰이다. 건봉사에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가 보관되어 있다. 부처님의 치아사리는 세계에서 15과뿐인데, 그중 3과가 스리랑카에 있고 나머지 12과가 건봉사에 있었다. 하지만 1986년에 도굴되었다가 8과만을 되찾아 3과는 사리탑에 모시고, 5과는 일반신도들이 친견할 수 있도록 보안원 금제사리함에 안치해 ..

여행 이야기 202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