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여행 / 셋째 날 천곡동 숙소에서 새벽 일찍 일어났다. 추암 해돋이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 숙소 밖을 나서니 어둡고 바람 불고 춥다. 그동안 추암 해돋이를 보러 간 게 열 번도 넘은 것 같은데, 정작 ‘예쁜 해돋이’를 본 적은 없다. 예쁜 해돋이란 사진 찍는 사람들에겐 수평선에서부터 빨갛게 솟아올라오는 듯한 일명 ‘오메가’ 모양의 해돋이를 말한다. 한때 나도 오메가 해돋이를 찍으러 동해안을 따라가며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수도 없이 시도해 봤지만 딱 한 번, 양양 낙산사 앞에서 찍고는 그 뒤로 찍은 적이 없다. 굳이 찍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대체 눈으로, 가슴으로 감상하면 됐지, 왜 그리 사진에 집착하는지 나 자신이 좀 모자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캄캄한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