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55

영암 월출산

전라남도 영암을 지날 때마다 저절로 눈의 동공을 키우는 산, 와 하고 감탄사를 유발하는 산이 있다. 둥글둥글하니 높지도 모나지도 않은 잔잔한 호남의 산야에서 별안간 생뚱맞을 정도로 혼자 불끈 솟아올라 웅장미와 남성미를 마구마구 내뿜는 이 산은 대체 뭐란 말인가. 월출산이다. 가수 하춘화가 부른 ‘영암아리랑’의 배경이기도 한 산이다. 한라산을 제주도의 얼굴이라고 부르듯 영암의 얼굴은 월출산이다. 월출산(月出山)은 이름 그대로 산에 달이 걸려 있을 때의 경관이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방 100리에 이만큼 크고 장대한 산이 없어 마치 설악산이나 금강산을 뚝 떼어다 심어놓은 듯 도드라져 보인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암봉과 암릉이 여러 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어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듯..

여행 이야기 2021.12.20

장흥 천관문학관

천관산 기슭에 위치한 천관문학관은 장흥 출신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학관이다. 장흥은 인구 4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고을이지만 등단 문인만 100여 명이나 된다. 백광홍의 ‘관서별곡’에서 시작된 문맥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으로 면면히 이어진다. 한승원의 딸인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해 아버지를 능가할 만한 작가로 성장하고 있다. 장흥 출신 작가들의 전시물은 전시실 세 개 벽면을 가득 채운다. 우리나라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진목마을 출신 이청준과 신상마을 한승원 두 동갑내기 작가의 삶과 문학과 관련한 사진과 글은 상설전시관 중앙에 나란히 마련돼 있다. 백광홍에서 위세직, 위백규로 이어지는 장흥 가사문학의 역사도 흥미롭다. 하절기 : 09:00..

여행 이야기 2021.12.20

장흥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장흥군 장흥읍 억불산 자락 100ha에 40년생 이상의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속에 위치한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목재문화체험관, 목공 및 생태건축 체험장, 숲 치유의 장, 산야초 단지. 말레길 등이 조성되어 있다. 목재문화체험관에는 전시와 체험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시관에는 숲과 나무에 관한 내용을 체험관에는 목재문화 전반에 관한 내용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편백소금찜질방은 편백톱밥 효소 찜질, 소금마시장, 소금해독방, 단정호흡방, 황토방, 편백반신욕반, 소금동굴, 풍욕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어 인기를 끌고 있다. 목공 및 생태건축 체험장에는 강의동, 실습동, 기계실 등을 갖추고 목공예는 물론 목조 한옥 등 건축기술을 익히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숲 치유 체험장에..

여행 이야기 2021.12.20

장흥 보림사

보림사는 신라 헌안왕의 권유로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한 절이다. 인도, 중국의 보림사와 더불어 3대 보림으로 부른다. 절집은 가지산 아래 평평한 터에 둥지를 틀었는데, 주변의 다섯 봉우리가 활짝 핀 연꽃잎처럼 사찰을 품었다. 당시엔 규모가 큰 절이었으나 한국전쟁 때 불이 나 20여 동의 건물이 불타고 일주문과 천왕문만 남았다. 대적광전도 불탔으나 다행히 그 안에 모셨던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무사했다. 아마도 철불이어서 화재를 견딘 게 아닌가 싶다. 건물은 많이 불탔지만, 다행히 화마를 피해 보림사의 명성을 이은 보물이 경내에 많다. 대적광전 앞 삼층석탑과 석등(국보 44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17호), 보조선사탑(보물 157호) 등 보물 10점, 지방문화재 13점이 있다. 보림사 마당에는 약수가 있..

여행 이야기 2021.12.20

장흥 소등섬

소등섬은 남포마을 앞에 있는 작은 무인도이다. 먼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나 가족의 안전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 귀환하기를 빌었다 하여 소등섬이라 부른다. 이 섬을 보호하고 연인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바다의 용이 승천하지 않고 섬 주변을 휘감고 영원히 머물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소등섬은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일출 명소이이기도 하다. 소등섬은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는 신비로운 섬으로 하루 두세 차례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빠지고 섬으로 이어진 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때 바다를 가로질러 나타난 길로 소등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남포마을은 1000여 년 전 형성된 마을로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영화 ‘축제’의 배경이기도 하다. 축제는 장흥 ..

여행 이야기 2021.12.20

장흥삼합

보통 삼합하면 돼지수육과 홍어를 묵은김치에 싸서 먹는 걸 떠올린다. 장흥삼합은 한우, 키조개, 표고버섯을 상추나 깻잎에 싸 먹는 것으로 육지와 바다를 한꺼번에 즐기는 ‘육해진미’ 보양식이다. 장흥삼합은 장흥 어디 서나 맛볼 수 있다. 정남진장흥토요시장 안에는 20여 곳의 한우 판매장이 들어서 있다. 한우 판매장에서 원하는 부위를 구입해 식당으로 올라가 상차림 비용을 지불하고 구워 먹으면 된다. 키조개와 표고버섯도 깔끔하게 손질해서 내온다. 장흥엔 사람보다 한우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손꼽히는 한우 생산지다. 진한 육즙이 배어나오는 질 좋은 한우에 은은한 향의 표고버섯, 득량만의 싱싱하고 부드러운 키조개가 어우러져 장흥삼합을 완성한다. 장흥읍 ‘만나숯불갈비’는 자체 개발한 육수에 삼합을 숯불에 구워 맛을 ..

여행 이야기 2021.12.19

전라북도 완주 여행 / 화암사

‘잘 늙은 절 한 채’. 화암사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안도현 시인의 시 ‘화암사, 내 사랑’ 중 한 구절이다. 불명산 자락 깊숙이 숨어있는 화암사는 조선시대 지은 절로 단청도 하지 않은 채 긴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절을 마주하는 순간, 휜 수염과 흰 눈썹이 성성한 고승이 연상됐다. 보물로 지정된 화암사 극락전은 맞배집으로 처마를 지탱하기 위해 하앙이라는 부재를 받쳐 놓은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하앙 구조 건물이다. 극락전과 마주 보고 있는 우화루도 보물로 지정돼 있는데, 앞면의 기둥만 2층으로 하고 뒷면은 축대를 쌓아 세운 공중누각형 건물이다. 그래서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에서 보면 1층이다. 우화루에 걸려있는 목어 또한 절과 함께 재처럼 허옇게 늙었다. 화..

여행 이야기 2021.10.10

전라북도 완주 여행 / 고산자연휴양림

고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여행 가면 늘 숙박 1순위는 그 지역 자연휴양림이다. 자연휴양림이 좋은 이유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이다. 일찌감치 일어나 싱그러운 나무와 풀 냄새 맡으며 하는 산책이 너무나 좋다. 전날 과음했더라도 숲속을 걷다 보면 저절로 해장이 된다. 고산자연휴양림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가족 휴양지로 낙엽송, 잣나무 등이 빽빽이 들어선 조림지와 활엽수, 기암절벽 등이 어우러져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다. 숙박시설, 편의시설, 에코어드벤처 체험시설 등을 갖췄다. 숙박시설은 숲속의 집, 문화휴양관, 산림휴양관, 웰빙휴양관, 캐라반 등이 있다. 예약 문의 : (063)263-8680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

여행 이야기 2021.10.09

전라북도 완주 여행/안덕마을,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

구이면 안덕마을은 모악산 남쪽 자락에 깊숙이 자리 잡은 건강힐링체험마을이다. 2009년 안덕리 4개 마을 주민들이 소득 창출을 위해 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마을 회사(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를 만들어 폐광을 활용한 황토한증막을 임대해 운영하기 시작했고, 마을 자원을 살려 건강힐링체험과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차츰 한의원, 웰빙 식당, 대형 세미나실, 펜션(황토펜션, 수 펜션), 농산물판매장, 문화공간 전시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갔다. 한적했던 시골 마을은 이제 한 해 7만여 명이 찾는 인기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숙박은 물론 황토한증막체험을 비롯해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농작물 수확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문의 : (063)227-1000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모악산..

여행 이야기 2021.10.09

전라북도 완주 여행 / 위봉산성, 위봉사, 위봉폭포

이른 아침 소양면으로 넘어가 위봉산성부터 찾았다. 산성 옆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성 위에 올라 산책하던 동네 아주머니가 감 한 개를 권했다. 작지만 기막히게 달다. 성곽에 앉아 땅에 떨어진 감 몇 개를 더 주워 먹었다. 날씨는 여름처럼 무더워도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여기저기 감이 지천이다. 위봉산성은 조선 숙종 때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과 조경묘에 있던 태조의 초상화와 그의 조상을 상징하는 나무패를 피난시키기 위해서 쌓았다고 한다. 산성이 백성을 지키는 게 주목적이어야지 어찌 태조의 영정을 지키기 위해 쌓았다는 말인지. 실제 동학농민혁명으로 전주가 함락되었을 때 초상화와 나무패를 이곳으로 가져왔다. 성안에는 초상화와 위패를 모실 행궁을 두었으나 오래전에 헐려 없어졌다. 성의 동, 서, 북쪽에..

여행 이야기 2021.10.09